"손석희에게 맞았다"는 프리랜서 기자, '인사' 관련 메시지 공개

고성민 기자 2019. 1. 24. 2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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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석희(63·사진) JTBC 사장으로부터 폭행 당했다고 신고한 프리랜서 기자 김 모(49)씨가 지난해 9월부터 올해 초까지 손사장으로부터 받은 텔레그램 메시지 11건을 24일 밤 공개했다. "김씨가 손 사장에게 인사청탁을 하다 들어주지 않자 협박에 나선 것"(24일 JTBC 보도자료), "사실과 주장은 엄연히 다르다"(24일 JTBC ‘뉴스룸’ 손석희 앵커)는 일련의 해명을 반박하고 나선 것이다.

김씨는 지난 10일 손석희 사장으로부터 얼굴 등 전치 3주에 해당하는 폭행피해를 입었다며 경찰에 신고, 현재 마포경찰서가 사건을 내사 중이다. 김씨는 일간지, 공중파 방송을 거친 후 현재 프리랜서 기자로 활동하고 있다.

◇김씨, 손 사장과 나눈 텔레그램 메시지 11건 공개
김씨는 이날 오후 9시 16분, 기자 27명과 카카오톡 단체채팅방을 개설해 그간 손 사장과 주고받은 텔레그램 메시지를 공개했다.

김씨가 공개한 대화 내용을 추리면, 손 사장이 김씨의 이력서를 JTBC 내 탐사기획국장에게 전달하고, 입사가 어렵게 되자 김씨에게 설명하는 내용이다. 손 사장이 김씨에게 ‘미디어 프로그램 관련 제안서’를 내라고 요구하는 대목도 있다. 본지는 김씨가 공개한 메시지에 대한 입장을 듣기 위해 JTBC측에 연락을 취했으나, 닿지 않았다.



24일 프리랜서 기자 김모씨가 기자들에게 공개한 손석희 JTBC 사장과의 텔레그램 대화 내역. /김씨 제공

◇텔레그램 메시지, 어떤 내용있나
<날짜미상>
이력서는 내가 좀 어레인지해서 탐사기획국장에게 넘겨놨는데 본인이 아직 답은 못 구한 듯. 내가 13일부터 일주일간 휴가인데 그 이후에 가든 부든 아니면 또 뭐가 있든 답을 갖고 올 거외다. 아직은 공기가 좋으니 잘 지내시우.

<2017년 9월 12일>
날이 좋습니다. 회사 바깥 시위 때문에 갇혀있는 신세지만~^^;; 이력서를 하나 받아뒀으면 합니다. 당장 자리가 나오는 건 아니지만. 그리고 그 자리라는 것도 사실 아시는 것처럼 쉽지 않습니다. (중략) 암튼 그래서 서로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할 텐데(회사에 도움이 되는 게 중요합니다) 누구에게든 설명을 하려면 뭔가 자료나 근거가 있어야지요. 저의 메일로 부탁합니다.

<날짜미상>
잘 받았소이다. ‘희망 고문’이 가장 안 좋은 건데 상황이 그렇게 됐지요. 그런데 인사 관련 일은 원래가 좀 그런 면이 있습니다.

<날짜미상>
그리고 이XX 국장과 논의. 일단 프리랜서 취재기자로 조인 할 수 있는지를 검토해보고 필요하면 통화를 하게 해달라고. 그다음은 역시 퍼포먼스가 중요. 생각해보길.

<12월 14일>
국장이 출장 중이어서 아직 만나진 못했으나 담주 중에라도 볼 예정이다. 너도 생각이 오락가락하겠지만, 암튼 세상에 쉬운 것도 없고 장담할 일도 없으니 일단 최선을 다해보자.

<날짜미상>
(중략) 대상이 누구냐에 대해선 이견이 많을 테고 내가 밀어 넣으려 한다고 말들이 많을거야. 그런데 그렇게라도 해보지 않는 건 내가 너한테 미안한 일인 것 같다. 여기까지. 또 얘기하자.

<12월 19일>
암튼 막히면 뚫든가 돌아가야 하는 법. 최대한 방법을 찾아볼 생각.

<12월 20일>
시간날 때 의견서 하나만 보내주라. 국내 미디어 상황을 어떻게 보는지. 미디어와 미디어가 처한 상황. 미디어가 행하는 모든 행위들에 대한 비평적 접근. 뭐 좀 뜬금없이 요구해서 미안하다만 좀 보내줘. 내가 좀 생각하고 있는 게 있어서 그렇다.

<12월 26일>
일단 의견서만 읽어봤다. (중략) 암튼 의견을 들으려 했던 건 기존에 있던 틀만 생각하면 방법이 잘 안생겨서 다른 방법을 찾아보는 중. 그렇다고 맨땅에 헤딩하는 건 아니다. 원래 있던 프로그램의 성격을 좀 바꿔서 팀을 만드는 걸 생각 중이다.(후략)

<12월 27일>
1년 만에 자한당과 조중동 세상이 됐음. 진짜 다이나믹 코리아다. 감기 조심해라. 한번 걸리면 끝이 길다.

◇김모씨-손 사장 사건은 무슨 내용?
서울 마포경찰서에 따르면, 폭행 사건이 일어난 것은 지난 10일 오후 11시 50분쯤 마포구 상암동 한 일본식 주점에서다. 김씨는 "단둘이 식사하던 중 손 사장이 네 차례에 걸쳐 얼굴·턱·정강이·어깨를 가격했고, 이로 인해 전치 3주의 부상을 입었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김씨는 경찰에 녹음파일도 제출했다. 녹음 파일에는 "손석희 사장님, 방금 저에게 폭력을 행사하셨죠, 인정하십니까"라는 김씨의 말에 남성이 웃으며 "인정 못해. 그게 무슨 폭력이야"라고 답하는 내용, 김씨가 "폭행을 인정하십니까"라고 수차례 질문하자 "아팠냐. 아팠다면 (폭행을) 인정할게. 사과할게" "미안하다 사과한다"고 말하는 내용도 들어 있다.

김씨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손 사장의 개인적인 문제에 대해 취재를 시작하자 손 사장이 JTBC 기자직을 제안했다"며 "사건 당일 둘이 만나 이야기를 나누다 내가 (식당을) 나가려고 하자, 손 사장이 못 가게 주저앉히는 과정에서 폭행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JTBC "손 사장 2017년 교통사고 빌미로 김씨가 취업청탁"
사건이 보도되자 JTBC는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김씨의 주장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며 "김씨가 손 사장에게 불법적으로 취업을 청탁했으나 뜻대로 되지 않자 오히려 손 사장을 협박한 것이 이번 사안의 본질"이라고 했다.

JTBC는 "약 4년 전부터 알던 김씨가 손 사장의 2017년 접촉사고를 빌미로 정규직, 또는 그에 준하는 조건으로 취업하게 해 달라는 청탁을 집요하게 해 왔다"며 "이번 사안 당일에도 같은 요구가 있었고 이를 거절하자 (김씨가) 갑자기 화를 내며 지나치게 흥분해 ‘정신 좀 차려라’고 손으로 툭툭 건드린 것이 사안의 전부"라고 했다. JTBC는 또 "손 사장의 입장을 존중하며 수사를 통해 진상이 명확하게 규명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손석희 사장은 이날 8시에 방송된 JTBC 뉴스룸 오프닝에서 "오늘 저에 대한 기사로 많이 놀라셨을 줄 안다. 저로서는 드릴 말씀이 많으나 사실과 주장은 엄연히 다르다는 말씀을 드리겠다. 사법당국에서 모든 것을 밝혀주리라 믿고 흔들림 없이 '뉴스룸'을 진행하겠다. 시청자께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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